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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모르는 아내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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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음을 클릭했다. 영상 속의 장소는 학교 같은 곳이었다. 영상이 진행되는 것에 따라 심장박동이 격렬하게 되어 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넘는 것처럼 그 영상이 보는 것이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거기는 아들 아키히로가 다니는 중학교였다. 왜 이 DVD에 아키히로의 학교가 비치고 있는 것인지, 설마 아키히로에게까지 무슨 짓을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었다.



남자의 음성이 들리고 있었다. 전화하는 것인지 혼자서 말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남자 혼자 밖에 없는 것 같았다.


"노리코, 지금 학교니까 주차장으로 와라. 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



아내가 거부하고 있는 것인지, 남자가 조금 초조해하는 말투로 말했다.


"올지 말지는 네가 결정해라. 자신의 처치를 알고 있다면, 결정할 수 있겠지."



잠시 후, 아내가 왔다. 평상복이 아니고 정장을 입고 있었다.


뭐지? 수업 참관인가? 설마, 아키히로의 3자 면담? 아내가 이유를 말하지 않고 아들의 3자 면담을 가지 않은 그때의 일이 생각났다.



아내가 온 것을 눈치챈 남자는 차에서 내려 아내와 함께 걷기 시작했다. 물론 남자도 온 적이 없는 학교일 것이다. 조금 헤매면서 학교 건물 안에 들어갔다. 


아무리 학교라고 해도 학생 이외의 사람이 걷고 있으면 눈에 띌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영상 안에는 다른 보호자 같은 사람들도 비치고 있었다. 


'정말로 3자 면담, 그 때인가?'


학교 건물 안에서 걷고 있는 영상이었다. 교실로 보이는 방이 줄지어 있었다. 3자 면담이니까 학생들의 수업은 없었을 것이다. 아니, 아키히로가 3학년이니까 1, 2학년들의 수업은 있지 않을까?


아무리 보호자가 우왕좌왕하고 있다고 해도 카메라를 든 남자가 있으면 눈에 띌 것이 틀림없었다. 그것을 알고 있어서일까? 남자는 인기척이 없는 곳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았다.



"노리코, 여기서 벗어."


노리코의 얼굴이 비쳤다. 곤란해하는 얼굴로 남자를 보고 있었다. 학교 건물 안의 복도였다. 실험실로 보이는, 방이 많은 장소의 계단 바로 옆이었다.



"벗어!"


조금 강한 어조로 남자가 말했다.


아내는 윗도리에 손을 대어 벗기 시작했다. 셔츠의 버튼을 위에서 차례대로 풀고, 브래지어까지 벗었다. 곧바로 아래의 스커트와 팬티까지 벗어, 아들이 다니는 학교의 건물 안에서 알몸이 되었다. 서두르지 않으면 사람이 올지도 모른다는 초조감 때문인지 1분도 걸리지 않고 모든 것을 벗어 버렸다. 거기에는 자기 아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알몸이 된 채, 남편 이외의 남자가 명령하는 것을 듣는 음란한 여자가 있었다.



남자가 아내의 옷을 전부 손에 들고 그대로 걷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걸어온 통로를 돌아가고 있다. 올 때에 사람은 없었다. 사람이 없다는 것은 알지만 모르는 장소에서 알몸인 채로 걷는 것이었다. 아내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그것은 아내의 얼굴이 말하고 있었다.



남자가 아내의 옷을 전부 손에 들고 그대로 걷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걸어온 통로를 돌아가고 있다. 올 때에 사람은 없었다. 사람이 없다는 것은 알지만 모르는 장소에서 알몸인 채로 걷는 것이었다. 아내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그것은 아내의 얼굴이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리고 화면이 바뀌었다. 학교 건물 안에서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방금 전보다 조금 시간이 흐른 영상인 것일까? 아내는 분명하게 방금 전의 옷을 입고 있었다. 그리고 계단을 다 올라가자, 옥상의 문을 열려고 했다.


그러나 자물쇠로 잠겨 있어서 열리지 않았다. 누군가가 계단을 올라오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올라올 가능성도 적은 장소였다. 게다가 수업 중이라면 학생이 올 리도 없었다. 시각적으로도 누군가가 볼 수 있는 장소도 아니었다. 다만 계단을 한층 내려가면 언제 사람이 지나가도 이상하지 않은 장소였다. 거기서 아내는 남자에게 하반신을 손대어지고 있었다.


남자가 카메라로 촬영하면서 아내의 신체를 희롱하고 있었다. 필연적으로 카메라와 아내의 거리가 가까이 있을 수밖에 없었고, 아내의 추잡한 표정을 과시하고 있었다.


아내의 하반신에 손대고 있던 남자의 손가락이 카메라에 비추어졌다. 그 손가락은 투명한 액체로 젖어 있었다. 학교 안에서 알몸이 된 것 때문에 젖은 것인지, 남자에게 무슨 일은 당해서 그런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아내는 남자의 하반신에 얼굴을 묻기 시작하더니 정중하게 남근을 빨았다.


아내의 타액으로 미끈미끈 빛나고 있는 남근…. 남자가 명령한 것인지, 그것을 빨아들이듯이 입에 넣는 아내…. 정성스럽게 입으로 봉사하면서 아내는 전라가 되었다.


아들이 다니는 학교의 건물 안에서, 그리고 언제 사람이 와도 이상하지 않은 장소에서 남자의 명령으로 아내가 계단의 난간을 잡자, 남자가 뒤에서 삽입했다. 물론 소리는 내지 않았다.


뒤에서 촬영하고 있기 때문에 아내의 표정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뒤에서 보는 아내의 등으로부터 엉덩이까지의 곡선과 그 엉덩이를 몇 번이나 쳐올리고 있는 남자의 하반신이 그 음란함을 나타내고 있었다.


아내는 허덕이는 소리를 내지는 않고 있지만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남자와 아내의 숨소리와 서로의 하반신이 부딪치는 소리만이 들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피스톤이 한층 격렬하면서 소리도 커지는 순간, 남자는 아내의 안에 방출했다.



아내와 남자의 숨소리가 조금 가라앉기 시작했을 때, 아내의 음성이 들렸다.


"싫어…."


그러자 카메라가 계단의 아래쪽을 향했다. 거기에는 카메라 쪽을 보고 있는 한 명의 남학생이 서 있었다. 눈을 크게 뜨고 이쪽을 보면서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3학년은 모두 돌아갔을 것이다. 그 말은 1학년이나 2학년이라는 뜻이었다. 아직 여성의 알몸조차 온전히 본 적이 없었을 것이다. 그런 남학생이 학교의 건물 안에서 같은 학교 학생 모친의 성교를 봐 버린 것이었다.


그 남학생은 도망치듯이 계단을 내려갔다. 아내도 허둥대는 모습으로 서둘러 옷을 입기 시작했다. 


아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의 정액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 버렸다. 한 가정의 아내도 아니고 모친도 아닌, 다만 여자로서 쾌락에 몸을 맡기고 있는 모습을 들켜버린 것이다. 그것도 아들보다 아직 어린아이에게….



30초 정도 지났을까? 남자와 아내는 조심스럽게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카메라의 영상은 비치고는 있지만 초점이 흔들리고 있었다. 천천히 주위를 확인하면서 밖으로 나온 뒤, 아내는 주차장 쪽으로 달려갔다. 거기서 영상은 끝이 났다.



다시 3초 정도 지나자, 또 영상이 시작되었다. 거기에는 아내가 2명의 남자에게 범해지고 있는 영상이 비추어지고 있었다. 무슨 두서도 없이 시작되는 영상이었다. 호텔 방 같았다.


아내는 침대에 누워 있는 남자의 몸 위에 걸쳐진 채로, 추잡하게 허리를 흔들면서 허덕이고 있었다. 때때로 허덕이는 소리를 지우려는 듯이 다른 남자의 남근을 입에 넣고 있었다. 그리고 그 2명의 남자와 아내를 카메라로 촬영하고 있는 남자가 말했다.



"부인, 저번의 비디오는 잘 봤어. 자기 아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그런 짓까지 하다니, 정말 어쩔 수 없는 변태가 되어버렸네."


아내는 쾌락에 몸을 맡긴 채로, 계속 허리를 흔들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빨리 움직여서 가능한 한 더 많은 쾌락을 얻고 싶어 하는 듯이 추잡하게 허리를 흔드는 아내, 허리를 흔들 때마다 유방이 흔들리고 있었다. 마치 몸 전체가 남자의 눈을 자극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 같은 광경이었다.


아내는, 남자가 머리를 양손으로 억누르자, 남자의 의도대로 얼굴을 남자의 다리 사이로 묻어가고 있었다. 여자로서가 아니라 남자의 장난감으로서 입을 사용해 구강성교 행위를 하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입안의 남근을, 뺨을 힘껏 움츠려 봉사하면서, 아래에서도 남자의 마음대로 다루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촬영하고 있는 남자. 노리코가 남자를 만족시키기 위한 매춘부와 같은 존재로 느껴졌다.



"자, 부인. 이제 싸줄게. 전부 마시라고."


침대 위에 일어서서 아내의 입으로 봉사시키고 있던 남자가 말했다. 그 소리에 반응하듯이 아내도 소리를 냈다.



"네…."


남자의 몸 위에 걸쳐져 있는 아내의 신체가 움찔움찔 경련하기 시작했다. 아내의 아래에서 누워 있는 남자가 아래에서 위로 밀어 올리듯이 피스톤질하고 있었다. 그리고 아내의 소리가 자꾸자꾸 커지는 것과 동시에 남자가 소리를 질렀다.



"으읏…."


아내의 입안에 사정하는 순간, 남자는 아내의 머리에서 손을 떼어 놓고 쾌락에 잠기기 시작했다. 그것과 동시에 아내의 입안에 정액이 쏟아지고 있었다.



아래에서는 또 다른 남자가 아직 피스톤 운동을 반복하고 있지만, 아내와 이미 사정한 남자는 그 순간에 시간이 멈춘 것처럼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아내의 아래쪽에 있는 남자의 음성이 들렸다.


"우…. 싼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 남자와 아내의 시간이 멈춘 것처럼 보였다. 아내의 몸 안에 정액이 쏟아져 들어갔다. 이미, 거기에는 나의 아내이자 두 아이의 모친인 노리코의 모습은 없었다.


"부인, 다음 주에 또 봐. 나는 매주 화요일이 기다려져서 참을 수가 없다고. 이렇게 예쁜 유부녀와 섹스 할 수 있다니…."



남자는 샤워하러 간 것일까? 영상은 거기서 끝이 났다.



-24-


누구에게서 보내져 온 것인지 알 수 없는 DVD, 분명한 것은 아내가 다른 남자에게 넘어가 있는 상황이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가정 파괴, 지금까지 착실하게 쌓아 온 가정, 그것이 누군지도 알 수 없는 무리에게 부수어지려 하고 있다.



DVD는 그 무리가 보내온 것일까? 끝까지 나를 바보 취급하면서 즐기고 있다고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분한 마음보다는 나의 아내를 자기들 마음대로 다루고 있는 남자들에 대한 증오심이 더 컸다. 내 손으로 남자들을 흠씬 두들겨서 패주고 싶었다.


남편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이런 짓을 하는 무리…. 아내가 바람 피울 리 없다고 마음대로 믿어버린 채,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나 자신에게 화가 났다.



그 주일의 주말은 아내가 있는 집에는 돌아가지 않았다. 그 대신 휴일에도 출근해서 일을 했다. 화요일과 수요일에 유급휴가를 신청하기 위해서였다.



"매주 화요일이 기다려져서 참을 수가 없다고."


남자의 말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내가 지금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원인이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아내를 희롱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하는 그 남자의 말, 마치 심장이 도려내지는 것 같은 감각이었다.



화요일, 물론 아내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내가 있는 후쿠오카시의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원래라면 아내도 회사에 가 있을 것이지만….


그 영상을 본 후부터, 무엇을 믿어야 할 것인지조차 알 수 없었다. 집에서 촬영된 것도 있었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다만 현장을 포착하겠다는 생각만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매번 아내가 마중 나와 주는 역, 거기로부터는 택시로 집 근처까지 갔다. 근처에서 내려 집으로 걷기 시작했다. 들키지 않도록 신중하게 걸었다. 내가 내 집으로 돌아가는 것인데도 들키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인데도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고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모든 것을 잃어버릴 테니까….



지금 내 안에는 꼭꼭 쌓인 분노를 토해내어, 그 현장을 부수어서 버리고 싶은 감정으로 가득했다. 마음을 다잡으면서 걷기 시작했다. 시야에 내 집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대로 가까이 다가갔다. 현관 앞에 차는 없었다. 아내는 집에 없는 것일까? 현관문을 열쇠로 열고 집 안에 들어갔다.


조용한 실내. 심장이 쿵쾅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아내는 집에는 없는 것인가…. 


신발을 벗고 거실의 소파에 앉았다. 아내는 지금 업무 중인가? 그러지 않으면 어디선가….


우선 아내에게 전화해서 오늘 밤에 돌아간다고 전하려고 휴대전화를 손에 들었다.


오늘 밤에 이야기해 보기로 마음을 정했다. 오늘 쉬었다고 하면 아내도 의심해 버릴 것이 틀림없었다. 여러 차례 호출음이 울리고 아내가 전화를 받았다. 밝은 어조였다. 평소의 아내였다.


"나야."


"왜? 무슨 일 있어요?"


"오늘 밤, 집에 들를 테니까 저녁 식사 좀 준비해 줘."


"네? 내일 휴가에요?"


"아니, 오늘은 그쪽에 용무가 있어서….""그래요? 알았어요. 그럼, 저녁밥 해 놓을게요."


전화를 끊는다. 그리고 밤까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집을 나왔다.



밤 8시를 지나 집으로 향했다. 평소에는 역까지 아내가 마중을 나왔다. 집에 도착해 현관의 문을 열었다.



"다녀왔어요…."


그렇게 말하면서 거실로 향하지만, 거실의 불은 켜져 있지 않았다. 아직 돌아오지 않은 것일까? 2층에 있을 딸 마나에게 말을 걸었다.


"어이∼, 마나! 엄마는?"


"엄마, 아직 안 왔어요. 아빠예요? 오늘 쉬는 날이에요?"


"아니, 잠깐 이쪽에 용무가 있어서 들렸어."



아내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딸에게 거짓말하는 것이 미안했다. 아이들이 지금의 상황을 알게 되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쇼크받을 것 같았다.

그리고 시간이 지났다. 시계의 바늘은 1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노리코에게 전화해 봤다. 몇 차례의 수신음, 그러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내 안의 초조함은 점점 더 커졌다. 마나의 말로는 늦어도 언제나 9시에는 돌아온다고 했는데….


착신 이력은 남았을 것이다. 노리코로부터 전화가 걸려 오는 것을 기다렸다. 11시 30분, 12시가 가깝게 되어도 전화는 걸려 오지 않았다. 그 사이 몇 번이나 전화를 걸었지만, 수신음만 울릴 뿐이었다.



생각해 보면 아내의 회사 주소마저도 몰랐다. 내가 단신 부임으로 집에 없는 동안에 아내가 직장을 옮겼기 때문에 아내의 근무처조차 묻지 않았다. 나 자신이 얼마나 가정에 무신경해 왔었는지를 조금씩 느꼈다.


그래, 아카사카 씨, 그녀라면 알고 있을 거 같았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아카사카 씨에게 전화했다. 이렇게 늦은 밤에 전화를 거는 것은 비상식적이지만, 하지만 그녀밖에 의지할 사람이 없었다. 몇 차례의 수신음이 울린 뒤, 아카사카 씨가 전화를 받았다.



"밤늦게 전화해서 미안합니다."


"무슨 일입니까?"


아카사카 씨가 놀란 것 같은 어조로 말했다. 간단하게 사정을 설명했다.



"저, 아내가 아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아내의 회사 연락처를 몰라서…. 아카사카 씨밖에 의지할 사람이 없어서 전화했습니다."


"네? 아직 돌아가지 않습니까? 일은 벌써 끝났는데…."


"오늘 아내는 출근했었나요?"


"네, 퇴근은 제가 먼저 했습니다만, 이렇게 밤늦게까지 일하고 있지는 않을 겁니다. 일단 회사에 전화해 보겠습니다."



몇 분 후, 휴대전화가 울렸다.


"어땠나요?"


"회사에 전화해 봤지만, 역시 아무도 받지 않습니다."


"그런가요?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아내가 집에 돌아오지 않았던 적은 없었다.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것일까? 경찰에 신고해야 할까? 휴대전화의 디스플레이를 보면서 110의 번호를 누르고 발신 버튼을 응시했다.그때, 아내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어디야! 무슨 일 있었어?"


조용하던 실내에 나의 고함이 울려 퍼졌다.



"미안해요. 사정은 나중에 설명할게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니에요."


"지금 어딘데?"


"뚜…. 뚜…."


통화가 끊어졌다. 다시 걸어보았지만, 수신음조차 울리지 않았다. 나의 고함을 듣고 마나가 자신의 방에서 내려왔다.



"엄마, 무슨 일 있대요?"


걱정스러운 눈으로 나에게 물었다. 분명하게 무엇인가를 숨기고 있는 아내, 그것을 이 아이에게 말할 수는 없었다.



"엄마, 회사에서 트러블이 있어서 근처 호텔에서 묵고 온대."


딸도 이제 고등학생이다. 단순한 거짓말은 곧바로 간파해 버린다.



"내일 학교 가야 하니까 빨리 자도록 해."


그렇게 말하고 마나를 방으로 돌려보냈다.



이제 지긋지긋하다고 생각하면서 경찰에 전화했다. 그리고 경찰서에 가서 사정을 설명하기로 했다.



물론 DVD의 내용에 대해 말할 수는 없다. 오늘 밤, 아내가 돌아오지 않는 것, 나중에 사정을 이야기하겠다는 연락은 있었던 것….말할 수 있는 것은 그 만큼뿐이었다.


아내 스스로가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런 상황에서 경찰이 도움을 줄까?


심야에 사람도 적은 경찰서, 아내의 이름과 전화번호 등, 필요한 사항을 종이에 썼다. 휴대전화에 있던 아내의 사진, 그리고 인감을 눌렀다.


평온하고 조용한 경찰서의 공간, 하지만 무엇인가가 이상하게 느껴졌다. 내가 그만큼 초조해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도 필요한 순서를 밟아 수색을 부탁했다. 지금의 나는 그것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수속을 끝내고 대응을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후, 경관이 말했다.


"그럼, 컴퓨터에 등록하겠습니다. 그리고 부인으로부터 전화가 있었고, 나중에 사정을 설명한다고 말했기 때문에 대규모 수사는 할 수 없습니다. 일단은, 짐작이 가는 장소를 수색하는 것밖에 할 수 없습니다. "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그런 대답이 되돌아오자 어찌할 바를 몰랐다.



"하지만,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지만, 실제로 아내가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만약,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조용한 공간에 울리는 나 자신의 목소리가 허무하게 느껴졌다.



"물론, 걱정하시는 마음은 압니다. 그러나 경찰 쪽에서는 연간 10만 명의 수색을 합니다. 신변에 위험이 있다거나 중대한 사안으로 발전하는 것 같은 경우에는 곧바로 수색합니다만, 그 이외에는 직장이나 탐문 수사 외에는 방법이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경찰의 도움은 여기까지입니다. 그 밖의 방법이라면 흥신소 같은 곳에 의뢰하시는 방법도 있습니다만…."


아무것도 대답할 수 없었다. 만약 아내가 그 전화를 강제로 시켜서 한 것이라고 하면 사태는 달랐을지도 몰랐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경위로 보면 아내는….


이제 이곳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은 자신도 알고 있었다. 경찰서를 나왔다.



DVD에 대해서 말하면 수색해 줄까? 지금까지 지나친 것을 다시 생각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경찰을 움직이게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은 분명했다.


평소 아내는 일을 하면서 매일 아이들을 보살피고 있었다. 주말에는 나도 함께 보내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그 DVD를 증거로 제출하면 어떻게 될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아내가 좋아서 출연한 성인 비디오로밖에 생각되지 않을 거 같았다. 자기 아내가 비치고 있는 성인 DVD를 증거로 제출해 봤자 무슨 사건성이 있겠는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현실과 동떨어진 지금의 상황을 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아내와 모르는 남자들의 생각대로 일이 진행되고 있었다. 회사에서 유급휴가를 받아 여기까지 돌아온 나는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었다. 나에게 힘이 없는 것이 뼈저리게 느껴졌다. 아내를 빼앗겼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남편이었다.



아내를 자기 마음대로 다루고 있는 남자, 지금 아내는 그 남자에게 있는 것일까?  그렇지만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새벽 2시가 되었지만, 아카사카 씨에게 전화하여 아내의 회사 주소와 전화번호를 물었다.


조금 전 아카사카 씨는 회사에 전화했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아무도 받지 않았다고 해서 아무도 없다고는 할 수 없었다. 내 눈으로 확인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믿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아내가 거기에 있을 가능성이 작으리라는 것은 알고 있으면서도 아내의 회사로 향했다.



택시를 타고 아내의 회사로 향하면서 생각했다. 아내는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이전의 여행은 정말로 즐거운 듯한 표정이었다. 혹시 아내는 내가 지금의 상황을 부숴버리는 것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실타래에 얽힌 것 같은 이 상황을….


아내에 대한 생각보다, 내가 그렇게 생각하고 싶었다. 조금씩 틈을 보이는 나 자신의 약함을 숨기기 위해서 지금의 상황을 부숴고 싶어졌다.



경찰은 도움이 안 될 거 같았다. 아내가 언제 돌아올지 모르겠다. 이미 아내는 내가 DVD를 본 것을 알고 있는 것이 확실했다. 역시 아무래도 흥신소를 이용하는 수밖에 없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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