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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리 -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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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밍키넷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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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한> 1


"뭐? 차를 두고 가라고?"


"응. 자기야. 오늘 나, 친구들 모임 있단 말이야…."


"지하철 타고 가면 되지, 뭐 하러 차 가지고 가…."


박 대리는 아침을 먹으면서 약간은 짜증스러운 투로 마누라를 바라보고 있었다.


"친구들과 야외 가기로 했단 말이야. 자기가 제일 예쁘다는 효정이도 간단 말이야…. 걔 신랑은 벤천가 뭔가 해서 돈 많이 벌어서 외제 차 타고 다니는데…."


집 사람 환경이는 입을 실룩거리고 있었다.


"알았다. 알았어…. 차 가지고 가…."




사무실이 있는 여의도가 보이는 마포의 아파트에 살고 있는 박 대리는 터덜터덜 지하철로 향했고, 오랜만에 지하철을 타려고 있었다.


"우…. 이 아가씨 죽이는데?"


지하철을 기다리던 박 대리는 앞에 서 있는, 검은색 투피스 정장에 검정 무늬 스타킹을 신고 하얀색 폴라티를 입고 있는 여인을 주시하고 있었다.


"우…. 시벌…. 엉덩이 좀 봐…. 만지고 싶어 미치겠네…. 슬쩍 한번 뒤에 붙어봐?"


박 대리는 계속 그녀의 뒷모습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어? 그런데 저건 뭐야?"


박 대리의 눈에 검정 스커트 사이로 하얀색의 뭔가가 보이고 있었다.


"어라? 저건, 치마 지퍼가 열렸잖아…. 시벌. 누굴 약 올리나…."


구시렁거리며 그 지퍼 열린 부분이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신혼부부인 듯한 한 쌍이 그 아가씨를 바라보며 히죽이며 웃고 있었다.



그렇게 우물쭈물하는 동안 지하철은 도착하고…. 박 대리는 본의 아닌게 그 여자 뒤에 서게 되었다. 그때부터 박 대리는 줄곧 그녀를 바라보며 망설이고 있었다.


"말해줄까, 아니면 말까? 아냐, 괜스레 이야기했다가 여자가 당황하면 좀 그렇잖아. 그래도 이야기를 해주는 게…."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박 대리는 여자의 어깨를 살며시 두드렸다.


"저기요."


그러나 여자는 아무런 대답이 없다. 아마도 누군가 자신의 어깨를 친 것으로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저기요."


다시 한번 강하게 어깨를 치자 그제야 여자가 약간 짜증 나는 투로 돌아보았다. 그 순간 박 대리는 쌍코피를 터트릴 뻔했다. 몸매만 죽여주는 것이 아니라 얼굴도 미인이었다.


"헉…."


갑자기 박 대리가 말을 못 하고 그만 얼어버린 듯 우두커니 바라보고 있자, 여자는 짜증 나는 투로 다시 고개를 돌려 버렸다.


"그래. 그러지 말고, 내가 살며시 올려주자."


박 대리의 손바닥에 그녀의 탄력 있는 엉덩이가 그대로 전해져 오고 있었다.



"헉! 뭐야!"


박 대리가 어렵게 그녀의 치마 지퍼를 잡고 올리려는 순간 벼락같은 소리와 함께 순간적으로 날아오는 그녀의 손바닥 얼굴에 그대로 강타당했다.


"이 치한 새끼! 지금 어딜 만져!"


박 대리는 다시 한번 날아오는 그녀의 손을 붙잡고 자기 뺨을 어루만졌다.


"저…. 그게 아니고…."


"아니긴…. 네가 지금 내 치마 지퍼 열었잖아! 너 같은 놈은 콩밥 먹어야 해!"


주위 사람들의 눈총은 예사롭지가 않았고 모두 박 대리를 버러지 취급을 하는 듯했다.


"아…. 시벌…. 이게 아닌데…."


박 대리는 갑자기 자신이 치한으로 몰리고 확실한 증거까지 생기자 도저히 헤어날 방법이 없는 듯했다. 사람들은 손가락질까지 하며 수군대고 개중에 나이 든 분들은 공개적으로 박 대리를 나무라고 욕하기까지 했다.



"저기요! 저 저 사람 아니에요!"


그때, 박 대리를 구원하는 듯한 천사 같은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조금 전에 지하철역에서 이 여자의 치마 지퍼가 열린 걸 함께 본 그 여자였다.


"아가씨 지퍼는 처음부터 열려 있었어요. 저 아저씨가 그걸 말하려고 아가씨 어깨를 건드렸는데도 아가씨가 계속 모르고 있자, 직접 잠가주려고 그런 거예요."


아마도 여자도 이 여자를 자세히 본 모양이고, 그래서 박 대리가 하는 행동을 다 본 모양이었다. 그제야 그 여자는 자신이 실수한 것을 알고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사람들은 참 야박한 듯했다. 아무 일도 아닌 것으로 끝나자, 모두 다시 자신 본연의 일인 잠자기, 신문 보기, 잡담하기, 등으로 돌아갔다. 드디어 박 대리가 내릴 지하철역의 이름이 방송되고 박 대리는 볼을 어루만지며 내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저, 죄송해서…. 제 명함이에요. 명함 있으면 하나 주세요. 제가 연락드릴게요…."


그녀는 살며시 웃으며 말했다. 그 미소는 거의 살인적일 정도로 박 대리의 마음을 진탕 질 치게 했다.


퇴근 시간, 박 대리는 아침에 받은 명함을 빙빙 돌리며 쳐다보고 있었다.


"유지숙…. 헤어아트 대표…. 돈은 좀 있겠는데?"


그 순간, 바로 울리는 핸드폰…. 핸드폰으로 들려오는 여자의 목소리는 바로 아침에 본 그 아가씨였다. 자기가 지금 여의도에 있다면서, 만나서 식사 대접하고 싶다고….


박 대리는 두말할 것 없이 총알같이 뛰쳐나갔다.



처음 자리인지라 약간 서먹했지만, 워낙 달변인 박 대리가 이야기를 풀어가자, 그녀도 서서히 박 대리한테 넘어오고 있었다.


"저, 아가씨 아닌데?"


"네? 정말요?"


그녀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지숙 씨! 저하고 지금 농담하시는 거죠?"


"제가 왜 민성 씨하고 농담해요? 사실이에요! 저, 몇 살로 보이세요?"


"스물여섯, 일곱 정도?

"

"호호호. 고마워요. 그렇게 봐줘서. 서른하나예요."


"정말?"


"그럼요. 아이가 3살인데요."


박 대리는 그녀가 아이 엄마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순간 박 대리는 차라리 아이 엄마, 유부녀가 작업 하기에는 훨씬 더 낫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가고. 서서히 약간의 농담을 섞어 분위기를 이끌어 갔다.



"와! 벤츠네? 잘나가시는 모양이네요?"


"그럭저럭요. 어제는 술 먹었어 차를 가져가지 못했는데, 오늘은 가져가야죠."


"오늘도 한잔하셨잖아요?"


"오늘은 괜찮을 거 같아요. 호호호…."


그렇게 박 대리와 함께 탄 지숙의 차는 출발을 하였지만, 얼마 가지 않아 차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평소에 잘 음주 단속을 안 하는 곳에서 경찰 순찰차의 불빛이 보이고 있었다. 재빨리 차를 돌려 조금 한적한 한강 둔치로 차를 몰아세우고는 차량의 라이트를 모두 껐다.


"어? 여기서도 음주단속 하네?"


그녀가 당황한 얼굴로 전방을 주시하자 아니나 다를까, 전경 하나가 차로 다가오고 있었다.


"저 새끼…. 다가오는데요?"


"어머…. 그러네요…. 나 몰라….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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