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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의 하루 -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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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그녀들의 이야기 ②


<2>


숙이 덩그러니 놓인 맥주들을 바라보며 어이없어하는 동안에, 어느새 한 선생이 방안으로 돌아와 있었다.


"아, 맥주 왔어?"


그는 태연하게 숙의 맞은편 소파에 걸터앉았다.


"어머나!"


그는 몸 전체에 달랑 트렁크 한 장만 하반신에 걸치고 있을 뿐이었다. 민망해진 숙은 고개를 돌렸다.


"이 술, 다 뭐예요?"


"아, 목마르지 않아? 한 잔 더하라고 시켰지."


"전, 더 안마실 거란 말이에요."


여전히 고개를 돌린 채 힐끔거리는 숙을 보고도, 한 선생은 옷을 입을 생각 하지 않았다.


"그래? 그럼 나나 한잔할까?"


한 선생은 맥주병을 따더니 잔에 채워서 단숨에 마셨다.


"시원하군! 숙이는 샤워 안 할 거야?"


"싫어요!"


마치 불에 데이기라도 한 듯, 그녀의 대답이 즉각 튀어나왔다.




은 선생은 빌라의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마 교장을 침대 방안으로 이끌었다. 이 빌라는 이미 오래전에 마 교장이 이런 부류의 목적을 위해 마련해 놓은 장소였다.


아침에 이곳에서 출근한 경우도 종종 있었든 터라, 은 선생도 이미 이 집의 구조를 훤히 알고 있었다. 마 교장이 여자와 외박 할 때는 대부분 이 우이동의 빌라를 이용했다.


이미 색기에 눈이 흐려진 은 선생은 마 교장을 침대 위로 밀어붙이고 있었다. 마 교장이 짐짓 못 이기는 척 그녀에게 떠밀려 침대 위로 등을 깔고 쓰러지자, 그녀는 그의 허리 아래로 엎어졌다. 그러고는 마 교장의 바지와 속옷을 한꺼번에 벗겨 내렸다.


은 선생은, 감탄의 눈길로 그의 하복부를 내려다보았다. 그녀는 입술이 벌리며 고개를 숙였다.




한편, 한 선생은….


"뭐야? 못 볼 거라도 본 거야? 왜 그러고 있어?"


민망한 시선을 주체 못하는 숙을, 짐짓 못 본 척하며 한 선생은 술잔을 채우며 핀잔을 주었다.


"술 깨고 나가기로 했잖아요!"


"하하…. 술 깨고…. 그래, 술 깨야지…."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한 선생은 다시 술잔을 들이켰다.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된 숙이 가방을 집어 들며 소파에서 일어섰다.


"저 가겠어요!"


벌떡 일어나 문을 향해 걸어가는 그녀를, 한 선생은 돌아보지도 않은 채 멈추어 세웠다.


"그래? 숙이, 여기서 혼자 나갈 자신 있어?"


무슨 뜻이지? 순간적으로 발꿈치가 멎은 그녀의 귓가에 그의 넋두리 아닌, 넋두리가 들렸다.


"은 선생, 희 선생, 교장, 그들이 오늘 숙이 네가 아무 일도 없었을 거로 생각할까?"


숙은 아랫입술을 세게 깨물었다.


"네가 여기 들어 온 걸 본 사람들은 뭐라고 생각할까? 2차 온 아가씨가 숏타임 끝나고 돌아간다고 생각할까?"


치욕스러운 분노에, 핸드백을 쥐고 있는 그녀의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한 선생은 여유를 부리듯이 빈 맥주잔을 손에 들고 계속 중얼거렸다.


"간단해. 은 선생과 희 선생은 오늘 밤 집에 들어가지 않을 거야. 숙이 너도 알고 있겠지? 그런데, 너만 잘났다고 쏙 빠지면 그 애들이 가만있을 것 같아?"


숙은 눈물이 떨어질 것만 같아 고개를 숙인 채 그에게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게 무슨 얘기죠?"


"내가 시키지 않아도 그녀들은 자기들 꼬리를 감추기 위해서 떠들고 다니겠지. 오늘 밤에 나와 같이 있었다는 거, 이게 무슨 영원히 비밀에 부쳐질 거 같냐고. 그리고 네년도 학교에서 쫓겨나겠지…. 생각해 봐. 그 애들은 챙긴 거라도 있지만, 넌 뭐라고 할 거야? 중년 남자와 그러고 그래서 따라갔다? 그리고 그 다음엔?"


숙은 마치 자신이 빠져나갈 수 없는 상황에 부닥친 기분이 들었다.


어느새, 한 선생은 그녀의 등 뒤에 다가와 있었다. 그러고는 달래듯이 그녀를 등 뒤에서 껴안았다. 숙의 핸드백이 힘없이 무너지는 그녀처럼 방바닥에 떨어졌다.




희는, 교육관이 방으로 돌아오는 기척이 들리자, 들고 있던 술잔을 내려놓고 엉거주춤 엉덩이를 일으켰다. 그러나 교육관은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대형 거울이 머리맡에 붙어있는 침대 위로 목욕가운을 걸친 채 올라가 드러누웠다.


"이봐, 불 좀 꺼!"


"네…."


휘는 벽에 붙은 샹들리에의 스위치를 눌렀다. 불이 꺼지자, 구석의 스탠드만이 제법 분위기 있게 은은한 조명을 발하여 방안에 퍼졌다. 엉거주춤 서 있는 희에게 교육관은 더 이상 아무 지시도 하지 않았다.


"뭐지? 그냥 자려는 걸까?"


어쩔 줄 모르는 그녀는, 방안의 불을 마저 끄려고 스탠드로 다가가 손을 뻗었다. 순간, 교육관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아니, 끄지 마…."


"네…."


희는 몸을 돌려 소리 없이 가방을 집어 들었다. 그때 그의 목소리가 마치 어둠 속에서 울려 퍼지듯 들려왔다.


"잠깐!"


"네?"


"뒤로 돌아봐!"


엉거주춤, 망설이고 있는 그녀에게 단호한 투로 교육관이 지시했다.


"뒤로 돌아! 아니, 반대로!"


희는 교육관이 시키는 대로 하라던 마 교장의 지시가 떠올랐다. 그가 다시 말했다.


"옷 벗어!"


"네? 여, 여기서요?"


"그래. 네년 속살 좀 보자!"


그녀는 갑자기 달라진 분위기에 주춤거리며 블라우스의 단추를 풀고 브래지어 차림으로 앞가슴을 가린 채 뒤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 이것도요?"


"그래, 그것도 좋았어! 한 바퀴 돌아봐! 아니, 다시 뒤로 돌아! 그렇지!"


희는 전라가 된 상체를 마치 자랑이라도 하듯 몸을 한 바퀴 돌렸다.


"가슴이 제법 크군…. 교장이 잘 골랐는걸? 몇 살이라도 했지?"


"스, 스물다섯이요."


"그래? 알 건 다 알만한 나이구먼. 치마도 벗어야지?"


그녀는 다소 부끄러운 듯 머뭇거리다가, 등을 보인 자세로 먼저 스커트를 끌어 내렸다. 그녀가 허리를 숙여 다리를 빼내는 광경을, 교육관은 뒤쪽에서 속속들이 관찰하고 있었다.


그녀는 이제 팬티스타킹과 하얀색 팬티만으로 하반신이 가려진 채 남김없이 몸매를 드러내고 있었다.


"전부 다 벗어!"


마지막으로 그가 명령했다. 희는 그가 시키는 대로 따를 수밖에 없었다.


마침내 은은한 불빛 아래 그녀의 엉덩이와 하체가 허옇게 드러났다. 기어이 전라가 되기 위해 그녀가 팬티스타킹과 팬티를 한꺼번에 발목까지 내리는 순간, 교육관이 헐떡거리며 재촉했다.


"이리 올라와! 침대 위로!"




한 선생의 손길은 뒤쪽에서 숙의 몸 전체를 애무하듯이 매만지며 더듬고 있었다. 그녀는 감히 손을 들어서 막아보려는 행동도 할 수 없었다. 단지 머릿속엔, 이 고통이 얼른 끝났으면…. 하는 생각만 가득했다.


위쪽부터 천천히 단추들을 풀던 한 선생의 손길은, 어느새 그녀의 상체를 남김없이 드러나게 만들고 있었다. 그녀는 수치심을 잊으려는 듯, 고개를 젖히고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숙의 풍만하게 드러나 출렁이는 젖가슴을 양손으로 주무르며, 한 선생은 가쁜 숨 소리를 그녀의 귓가에 내뿜었다.


"걱정하지 말라고…. 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


한 선생의 손길에 숙은 쓰러지지 않으려 버티며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한 선생의 두 손은 그녀의 유방을 갈라지고 원을 그리며 마치 터뜨릴 듯이 주물러댔다. 참으려 했지만, 능숙한 그의 솜씨에 자꾸만 숙의 악문 입가로 잔뜩 억눌린 숨소리가 새어 나올 것만 같았다.


"걱정하지 말라고…. 이건 우리 둘만 아는 거야…. 나한테 잘 보이기만 하면, 나라고 교장선생만큼 못 해줄 것 같아? 내년 정교사는 따 놓은 당상이라고!"


"아…. 헉…."


마침내 숙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입술 사이로 신음을 흘리기 시작했다. 등 뒤의 한 선생은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한 선생은 한 손으로는 여전히 그녀의 유방을 애무하며, 나머지 손이 그녀의 플레어스커트를 더듬어 지퍼를 내렸다. 바닥에 그녀의 하늘거리는 치마가 바닥에 흘러내렸다. 이제 그녀의 몸에는, 가장 부끄러운 부분을 가리고 있는 얇은 팬티 한 장과 허벅지에 걸쳐진 밴드 스타킹뿐이었다.


이제 막힐 것이 없는 한 선생의 손이 숙의 아랫배를 미끄러지듯 타고 내려와, 그녀의 팬티 끈을 젖히고 조금씩 뜨거워지고 있는 그곳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앗, 아, 안 돼요!"


"안 되긴 뭐가 안돼? 벌써 이렇게 젖었는데…."


이미 달아오르기 시작한 숙의 가랑이 사이는, 끈적해진 음모를 헤치며 거침없이 침투해 오는 그의 손을 속절없이 받아들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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