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다 - 6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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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부 샐러드, 좋아하세요?
나와 그녀는 밤사이 흠뻑 젖은 땀과 체액을 씻어 내면서 욕실에서 다시 한번 섹스했다. 그녀의 보지 살은 이미 부을 대로 부어서 비누칠하지 않고서는 삽입이 어려울 정도였고, 젖꼭지는 멍울이 도드라져 건드리면 깜짝 놀랄 정도로 아프다고 했다.
온몸의 곳곳은 내가 남긴 키스 자국으로 얼룩 대고 있었지만, 그녀는 욕실에서 섹스할 때조차 내색하질 않았다. 그저 충실히 내가 실컷 박을 수 있도록 보지를 벌려 주면서 어서 박아달라고 애원하는 것은 어젯밤과 변함이 없었기에 나는 그저 그런 줄로만 알고 내리박아대기만 하고 있었다.
또 한 번의 격정적인 섹스가 끝나니, 핑하니 어지럼증을 느끼고 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그녀는 샤워기를 틀어 자신의 보지에서 내 좆 물이 줄줄 흐르는 와중에서도 내 몸을 씻어 주느라 자신을 돌보질 않고 있었다.
“난 괜찮아. 너도 어서 씻어야지….”
“괜찮아요. 또 언제 보겠어요, 이렇게 내가 씻겨주고 싶었어요.”
그녀는 가끔 내 몸을 씻다 말고, 샤워기를 자신의 얼굴에 대고 뿌렸다. 나는 짐작하고 있었지만….
마지막으로 마무리하면서, 그녀는 나를 세워 놓고는 아주 길게, 그리고 깊숙하게 내 좆을 입속 가득 머금고서 눈을 감았다. 그리고 조금씩, 조금씩 목구멍 쪽으로 내 좆을 삼킬 듯이 다가서고, 계속 그녀의 얼굴에서는 물기가 마르지 않고 흘러내리고 있었다.
다시 한번 죽었던 좆이 일어서자, 그녀의 얼굴에서 화색이 돌았다. 또다시 나를 도망가지 못하게 하려는 듯, 내 둔부와 허리를 둘러 두 팔로 휘감은 채 고개를 앞뒤로 흔들면서 내 좆을 그녀의 목구멍 속으로 들이박기 시작했다.
구역질도 안 나는지, 그녀는 용케 내 좆의 쑤심을 감당하고 있었고, 나는 나오지도 않을 좆물 이었지만 끝끝내, 그녀에 대한 작별 인사처럼 점점이 좆 물을 그녀의 목 안으로 흘려보냈다.
“이제 됐네. 저 씻고 나갈게요. 먼저 옷 입어요. 바쁠 텐데….”
나는 사실 몸을 움직일 힘도 없었지만, 그런 상태를 얘기할 수는 없었다. 그건 그녀를 모독하는 말처럼 들릴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였고, 나는 보통 때보다 더 활기찬 모습을 오버해가며, 옷을 갈아입는 그녀의 뒤에 서서 브래지어의 훅을 채워주고 있었다.
“이제 갈 시간이네!…. 또 만날 수 있을까요? 토론토에 오시면 꼭 전화하세요…. 어느 호텔에 있을 거예요?”
“그럴 수 있을까?”
전화하고 싶다고, 다시 만나고 싶다고 얘기하려던 것을 나는 가까스로 참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녀는 친절하게도 자신의 집 주소와 전화번호, 핸드폰 번호까지, 호텔 메모지에 적어서 나에게 건네며…….
“토론토에서 꼭 한번 집에 모시고 싶어요. 그냥 저녁 식사한다고 생각하고…. 안 돼요? 아기 얼굴도 보고…….”
“시간 내 볼게…. 장담은 못 하고…. 어서 가…. 남편이 기다리겠다.”
그녀는 돌아서다 말고 나에게 다시 와락 안겨 왔다.
미련한 수도꼭지…. 그녀는 아직 욕실에서 틀어 놓은 물기를 얼굴에서 닦아내지 못하는가 보다.
주차장에서 차를 타고 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주머니 안에 있는 그녀가 남긴 메모지를 꺼내 보았다. 그녀의 가지런한 글씨, 나는 뉴욕을 떠나는 비행기 안에서 그 쪽지를 아마 백 번은 더 봤을 것 같다.
토론토에 내리면서 나는 일부러 그 쪽지를 잊은 척, 지내려고 애를 썼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로 떠나기 전날 아침에 나는 도저히 세미나에 참석할 수도,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는 머리를 쥐어박았다. 미련한 팔푼이 같으니라고…….
“따르릉…. 따르릉….”
메모지에 적힌 대로 번호를 눌렀지만, 전화는 자동응답기로 연결되고, 나는 곧바로 전화를 끊어 버렸다.
어떻게 해야 하나? 나는 다시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역시 전화는 자동응답기로 바뀌었고, 나는 그냥 하던 버릇처럼, 남편이 들을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은 하질 못하고 한국말로 메시지를 남기기로 마음먹는다.
“응. 나야. 나, 내일 오후 비행기로 떠나…. 그냥 전화해 봤어…. 집에 없는 모양이네?”
그러나, 그와 동시에 누군가 황급히 전화를 받았다.
“저, 저예요…. 저, 전화 받았어요…. 너무 기뻐서 혹시나 했는데….”
“난 또 집에 아무도 없는 줄 알고….”
“제가 데리러 갈게요. 지금 거기 어디예요? 콜러 아이디에는 쉐라톤이라고 되어 있는데, 그 다운타운의 리치먼드 거리에 있는 거 말하는 거예요? 맞죠? 내가 금방 갈게요.”
나는 알았다고 하면서 전화를 끊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가슴이 뛰는 거지?
그녀는 30분 만에 로비에 도착했다. 나를 보고 달려와서는 가슴팍에 마구 안기는데, 나는 혹시라도 사람들이 볼까 봐 멀뚱하게 서서 그녀를 맞았다.
눈에 눈물까지 촉촉해진 그녀…. 뉴욕에서 보고 이렇게 다시 보게 될 줄은 나도 몰랐다. 나에게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왔는지, 아무래도 외국 여행이 가져다주는 자유로움이 원인이 아닌가 싶었다.
“왜 그래? 죽은 사람 살아 돌아온 것처럼…. 사람들이 볼라….”
“보면 좀 어때서…. 어서 가요. 아예 호텔 체크아웃하지 그래요? 오늘은 그냥 우리 집에서 자고, 제가 내일 피어슨 공항까지 바래다 드릴게요. 어서요….”
“그럼, 그럴까? 그래도 될까?”
나는 마지못해 다시 짐을 챙겨서 내려왔다.
호텔을 그녀의 차로 나서는데, 그녀는 너무나 씩씩해 있었다.
“돈밸리로 갈게요. 그게 더 빨라요. 지금 이 시간엔….”
“돈벨리가 뭔데?”
“남북 간 도심 고속도로에요. 우리 집은 메이저 멕켄지라고, 토론토 북쪽이라서 조금 한산하긴 해도 조용해요.”
그녀는 차를 몰면서 다시 CD를 튼다. 귀에 익은 그 노래…. 연속해서 몇 번을 녹음 했는지, 아무리 선곡해도 CD를 바꾸지 않는 한 그 노래뿐이었다.
모든 것이 낯설고, 어디가 어딘지 방향감각도 없이, 나는 촌놈처럼 그녀의 차에 타고 앉아 멀뚱하니 창밖만 바라다볼 뿐이었다.
“남편한테는 얘기했니?”
“아까 오면서 전화했죠.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오늘 저녁에 중요한 프로젝트가 있는 데도 불구하고 만사 제쳐 놓고 일찍 들어온다고 했죠. 얼마나 기뻐하던지….”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되질 않는 남자였다. 자기의 아내와 저지른 섹스의 분탕질이 온몸에 남은 것을 목도했을 것이 분명한데도, 나의 방문을 기꺼워하다니….
고속도로에서 빠져나오고 나니, 길가로 펼쳐진 광활한 주택단지는 나를 매료 시켰다. 지평선이 보인다는 사실은 나를 무척이나 고무시켰다. 언제나 좁아터진 땅덩어리에서 복작댈 줄만 알았는데, 이렇게 탁 트인 대지를 대하니, 그들의 생활이 어째서 자유스러운지 공감이 가기도 했다.
골목으로 접어들면서 나는 다시 한번 놀라고 말았다. 담장이 없이 이어진 주택가의 모습. 바로 그것이었다. 그 어느 집도 담장이 없었으며, 현관이 바로 대문인 개방사회의 철저한 표본…. 서울의 도둑들이 봤더라면 군침이 돌다 못해 혓바닥이 땅에 닿을 지경일 것이었다.
차를 세우고, 집에 들어가자마자, 보인 것은 너른 주방에 한가득 펼쳐져 있는 음식 재료였다. 아마도 음식 준비를 하다가 내 전화를 받고서 부리나케 달려 온 모양이었다.
“음식 만드는 중이었어?”
“조용조용! 애가 지금 자요. 아주머니가 2층에서 재우고 있어요. 낮잠 잘 시간이거든요. 이제 곧 킨더가든도 가야 할 텐데, 저렇게 잠이 많아서 어쩌나 싶기도 해요. 아까는 경황이 없어서 이렇게 벌려 놓고 튀어 나갔지, 뭐예요?”
“무슨 음식을 하려고 했는데?”
“샐러드 좋아하죠? 내가 오늘 스테이크랑 샐러드 대접할게요. 저 이래 봬도 요리 잘해요….”
샐러드라….
“샐러드는 그이도 무척 좋아해요. 사람들 사는 모습 같다나요? 여러 종류의 야채가 뒤섞여도 드레싱을 잘 골라서 버무려 주면, 맛이 기가 막힌 게 그렇대요. 여러 사람이 엉켜 살면서도 섹스라는 드레싱을 잘 섞어주면, 행복이 오는 것처럼 말이죠….”